육군/병장(20100901)

'오바마'보다 '성행위, 거시기'

헛바람 2010. 11. 20. 19:18

 최근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의 오바마(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 건배사로 사회가 한바탕 떠들썩했던 가운데 정치권의 건배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도 많고 말도 많은 여의도 정가에서 식사와 함께 하는 술 한 잔은 짧은 시간에 서로를 분명히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함께하는 시간 대비 친밀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즐겨하는 만남의 한 방법이다.


술자리에서 건배사는 제의하는 사람의 개성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함께하는 모임의 성격을 부각시키면서 결속력도 다져주곤 한다. 특히 재미있는 건배사는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줘 '센스 있는' 사람으로 자신을 각인시키는데도 주효하다.


'오바마' 건배사 파문이후 여론에 민감해진 정가에서 한동안 건배사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건전하고 재밌는 건배사들이 주가를 올리고 있다.


정가의 건배사라서 그런지 '나라'를 위하는 건배사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 중 한 예가 '나가자'이다. '나라와 가족과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는 뜻이란다. 비슷한 건배사로는 은어로도 들릴 수 있는 '개나발'이 있다.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라는 뜻이다.


최근까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있었던 이광재 강원지사가 애용하는 건배사는 '당신멋져'다. '당당하게, 신나게, 멋있게, 져주며 살자'는 뜻으로 선거에 따른 승패가 확연한 정가의 모습을 반영한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이 즐겨 쓰는 건배사는 '오징어'다. '오래오래, 징하게, 어울리자'는 뜻이다. 한 번 사람을 만나면 그 인연을 오래도록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알려진 원 의원의 성격을 대변한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재건축'이라는 건배사를 많이 쓴다. '재미있고, 건강하게, (서로를) 축복하며 살자'는 뜻이다. 당 대변인이기도 한 이 의원의 이 건배사는 비판은 하되 상대방에 대해 서로 축복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측근은 전했다.


그 외에 해당화(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재개발(재미있고, 개성 있게, 발전적인 삶을 살자),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등과 같은 재미있는 건배사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 '오바마'에 버금가는 건배사들도 여전히 잔존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성행위'다. 그 뜻은 '성공과 행복을 위하여'지만 축약한 단어 자체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다. '거시기'도 있다. '거절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기쁘게 먹자'는 뜻이란다.


이 또한 축약한 단어가 사투리로도, 선정적 단어로도 중의적인 뜻을 담고 있어 공적인 장소에서 사용이 부적절하기는 마찬가지다.